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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견과 전통 음악, 장단의 관계. 그리고 앞으로의 미래
    택견 2025. 9. 3. 10:50

    한국 전통무예 택견은 흔히 발차기와 품밟기 같은 독창적인 기술로만 주목받지만, 실제로 그 뿌리를 더 깊이 살펴보면 단순한 격투 기술을 넘어선 놀이이자 공연적 성격을 강하게 지니고 있었다. 특히 택견은 마을 장터나 잔치마당에서 사람들의 흥겨운 구경거리로 펼쳐졌는데, 이때 중요한 배경이 된 것이 바로 전통 음악과 장단이었다. 북이나 장구, 꽹과리 같은 타악기가 울려 퍼지면 겨루는 이들은 장단에 맞춰 품밟기를 밟고 발차기를 주고받았다. 관중들 역시 손뼉을 치거나 추임새를 넣으며 흐름을 이어갔고, 이는 단순한 겨루기를 집단적 놀이와 예술로 변화시켰다.

     

    특히 장단은 택견의 핵심 동작인 품밟기와 발질의 리듬과 맞닿아 있었다. 발을 내딛는 타이밍과 발차기를 뻗는 순간은 북소리나 장구 장단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이러한 음악적 요소는 택견을 단순히 무예의 차원에 머물게 하지 않고, 춤과 같은 유연함, 연극과 같은 극적 긴장감을 동시에 불어넣었다. 관중은 장단에 맞춰 “잘한다!”, “에크!”와 같은 추임새를 외치며 택견판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이는 겨루기와 구경꾼의 경계를 허물어뜨렸다. 결국 택견은 개인의 승부가 아닌, 공동체 전체가 하나의 리듬을 공유하는 문화적 축제로 완성되었다.

     

    따라서 택견과 장단의 관계를 이해한다는 것은 곧 택견을 단순히 한국 무예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전통 문화예술의 총체적 산물로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번 글에서는 택견과 전통 장단의 관계, 장단이 동작에 미친 영향, 구경꾼과의 상호작용, 그리고 현대적 계승 가능성까지 구체적으로 살펴보며, 택견이 왜 무예를 넘어 리듬과 공동체의 예술로 평가받는지 탐구해본다.

     

    택견과 전통음악의 상호작용. 그 미래는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

     

    택견과 장단: 놀이 무예의 근간

    택견은 본래 마을 사람들이 모여 장터에서 즐기던 민속 놀이 무예였다. 승부를 가리는 것보다 함께 어울려 흥을 돋우는 데 더 큰 의미가 있었기 때문에, 북소리와 장단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장단은 택견의 품밟기 리듬과 맞물려 겨루기의 속도를 조절했다. 장단이 빠르면 품밟기도 빨라져 발차기가 경쾌하고 날카로워졌고, 장단이 느리면 품밟기도 여유 있게 이어져 겨루기가 흥겹고 유연해졌다. 또한 장단은 단순히 겨루기 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넘어, 택견 자체를 공연 예술로 격상시켰다. 택견꾼들은 장단에 맞춰 기술을 펼쳤고, 구경꾼들은 박수를 치며 호응해 리듬에 동참했다. 이 과정에서 택견은 두 사람만의 대결이 아니라, 음악과 관객이 어우러진 집단 퍼포먼스로 승화되었다. 이러한 배경 덕분에 택견은 무예이면서도 춤과 연극적 요소를 함께 지닌 독창적인 전통 문화유산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장단이 택견 동작에 미친 영향

    장단은 택견의 동작 하나하나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발을 옮기는 품밟기의 템포, 발차기의 타이밍, 심지어 기합까지 장단과 맞물려 흘러간다. 예를 들어, 북소리의 강박에 맞춰 발을 디디면 품밟기의 리듬이 안정되고, 발차기를 할 때 장단의 울림에 힘을 실으면 동작의 박력이 커진다. 이는 택견이 단순히 힘을 겨루는 무예가 아니라, 리듬을 통한 조화의 무예임을 보여준다. 특히 택견만의 기합인 “이크, 에크”는 장단과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겨루는 이가 발차기를 내며 “이크”를 외치면 장단이 그 리듬을 받아치듯 울리고, 이어지는 “에크”는 동작의 마무리와 동시에 장단과 호흡을 맞춘다. 이처럼 기합과 장단이 맞아떨어질 때 택견은 단순한 격투가 아니라 춤과 노래가 어우러진 종합 예술이 된다. 이는 타 무예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택견만의 독창적인 미학이다.

     

    택견 구경꾼과 장단의 상호작용

    택견의 진짜 매력은 구경꾼이 단순한 관람자가 아니라 참여자였다는 점에서 나온다. 장터에서 열리던 택견판은 단순히 두 사람이 겨루는 장면이 아니라, 북소리와 구경꾼들의 박수, 추임새가 어우러진 공동체적 무대였다. 구경꾼들은 겨루기의 흐름에 맞춰 “잘한다!”, “에크!” 같은 소리를 외치며 선수들과 함께 리듬을 만들어갔다. 이는 겨루기의 긴장과 재미를 배가시키는 동시에, 택견을 마을 잔치의 중심 놀이로 자리 잡게 했다. 또한 구경꾼들의 참여는 택견을 단순한 승부가 아닌 사회적 유대의 장으로 발전시켰다. 장단에 맞춰 겨루고, 관중이 호응하면서 모두가 하나의 흥겨운 흐름에 녹아든 것이다. 이처럼 택견과 장단, 그리고 구경꾼의 호흡은 분리될 수 없는 삼각 구조를 이루며, 택견을 공동체 문화의 대표적 상징으로 만들었다. 결국 택견은 무예의 성격을 넘어, 공동체적 퍼포먼스로서 사회적 기능까지 담당했다.

     

    택견과 전통 음악,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 현대적 계승과 활용 가능성

    오늘날 택견은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지만, 단순히 무예로만 계승한다면 그 본래의 매력을 온전히 살리기 어렵다. 택견의 진정한 가치는 무예와 음악, 공동체 놀이가 결합된 종합 문화예술에 있다. 따라서 현대에 택견을 계승할 때는 장단과 음악을 함께 복원해 예술적·공동체적 측면까지 살려야 한다. 실제로 일부 택견 시범과 공연에서는 장구·북 같은 전통 악기를 도입해, 과거 장터 택견판의 분위기를 재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택견은 단순한 무예 시범이 아니라 전통 공연 예술로 거듭나고 있다. 나아가 교육 현장에서는 아이들이 장단에 맞춰 품밟기를 배우며 협동심과 리듬감을 기를 수 있고, 관광 산업에서는 외국인들에게 택견과 장단을 결합한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해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발전시킬 수 있다. 앞으로 택견은 무용, 연극, 음악과 융합해 글로벌 전통예술로 도약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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