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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견의 전통 도복 철릭, 고려에서 조선까지의 역사와 의미택견 2025. 9. 1. 11:03
한국 전통무예 택견은 발차기와 품밟기 같은 독창적인 기술뿐 아니라, 그 수련 과정에서 착용하는 복식까지 깊은 역사적 맥락을 지니고 있다. 택견 시범이나 경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의복이 바로 철릭(天翼, Cheollik)이다. 철릭은 단순히 수련복이 아니라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걸쳐 발전해온 전통 복식으로, 활동성과 상징성을 동시에 갖춘 옷이다. 많은 사람들이 철릭을 조선시대 무관의 옷으로만 알고 있지만, 그 뿌리는 고려시대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몽골과의 교류 속에서 들어온 철릭은 점차 한국인의 생활양식과 어울리며 변형되었고, 조선시대에는 무관과 왕실이 입는 중요한 복식으로 자리 잡았다. 택견이 철릭을 도복으로 채택한 것은 단순히 전통을 재현하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무예가 가진 역사적 정체성과 문화적 가치를 함께 드러내려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철릭의 기원이 된 고려시대, 조선시대에서의 발전, 택견 수련복으로서의 의미, 그리고 현대적 문화 가치까지 살펴본다.
고려시대 철릭의 기원
철릭은 고려시대 후기, 특히 원 간섭기(13~14세기)에 본격적으로 전래되었다. 당시 고려는 몽골과의 정치·문화적 교류가 활발했고, 몽골 기병들이 착용하던 활동적인 복식이 고려 사회에 영향을 주었다. 철릭은 원래 말을 타고 전투하는 데 적합한 옷으로, 허리에 주름을 잡아 아래로 퍼지도록 만들어 활동성과 통기성이 뛰어났다. 고려 귀족과 무관들은 점차 철릭을 일상복과 무예 수련복으로 받아들였고, 이를 한국식으로 변형하여 입기 시작했다. 당시 기록과 유물에 따르면, 철릭은 남성 귀족이나 무관이 격식을 차린 자리에서도 입을 만큼 품위 있는 옷으로 간주되었다. 동시에 움직임이 편리해 무예 수련이나 활쏘기 같은 군사 훈련에서도 널리 사용되었다. 이처럼 철릭은 고려시대 후기에 이미 한국적 맥락 속으로 흡수되어, 단순한 외래복식이 아닌 무예와 일상에 맞는 실용복으로 정착했다.
조선시대 철릭의 발전과 활용
조선시대에 들어서 철릭은 본격적으로 제도화되었다. 특히 무관들의 공식 복식으로 자리 잡으며, 군사 훈련이나 무과 시험에서도 착용되었다. 왕과 세자가 평상복으로 입기도 했는데, 이는 철릭이 단순한 무관의 옷을 넘어 왕실의 권위와 위엄을 상징하는 복식으로까지 격상되었음을 의미한다. 철릭의 구조적 특징은 허리에서 주름이 잡히고 아래로 넓게 퍼지는 형태였다. 이 덕분에 발을 크게 움직이거나 몸을 비트는 동작을 할 때도 옷이 걸리적거리지 않았다. 무예 수련에 적합한 디자인은 택견과 같은 전통 무예와도 잘 맞아떨어졌다. 실제로 조선시대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 같은 기록에도 철릭을 입은 무관들의 모습이 등장하는데, 이는 철릭이 단순한 의복을 넘어 무예와 깊이 연결된 문화 요소였음을 보여준다.
택견 도복으로서의 철릭
오늘날 택견이 전통 도복으로 철릭을 채택한 것은 단순히 과거의 복식을 재현하기 위함이 아니다. 택견은 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역사적 정체성과 문화적 맥락을 함께 보여줄 필요가 있다. 철릭은 바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첫째, 철릭은 택견의 움직임을 강조한다. 발차기와 품밟기를 할 때 철릭의 치맛자락이 퍼지면서 동작의 리듬과 곡선미가 시각적으로 드러난다. 이는 택견이 단순한 격투가 아니라 춤과 놀이가 어우러진 무예라는 점을 표현한다. 둘째, 철릭은 택견이 한국 전통문화의 일부임을 알리는 상징이다. 현대 스포츠웨어 대신 철릭을 입음으로써, 택견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역사적 맥락을 가진 전통 유산임을 분명히 한다. 셋째, 철릭은 수련자에게 자부심을 준다. 철릭을 입고 택견을 수련하는 것은 단순한 체육 활동을 넘어, 한국의 전통을 계승하는 행위라는 의미를 담는다.
현대 사회에서 택견 철릭의 문화적 가치
현대 사회에서 철릭은 택견 도복을 넘어 다양한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첫째, 공연 예술로서의 가치다. 택견 시범이나 축제에서 철릭은 단순히 무예의 기능을 넘어, 시각적 아름다움과 전통성을 동시에 전달한다. 둘째, 교육적 가치다. 철릭을 통해 학생들은 무예와 복식이 분리되지 않고 함께 발전해왔다는 사실을 배우며, 한국 전통문화의 깊이를 체험할 수 있다. 셋째, 관광·산업적 가치다. 최근에는 철릭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패션 아이템으로 출시하거나, 문화 체험 프로그램에서 관광객들에게 입혀보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는 택견과 철릭이 단순한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현대적 문화 콘텐츠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철릭은 고려시대 복식인가요, 조선시대 복식인가요?
철릭의 기원은 고려 후기, 특히 원 간섭기 때 몽골 복식의 영향을 받아 전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후 조선시대에 들어와 무관의 관복과 왕실 복식으로 정착하며 크게 발전했습니다. 따라서 철릭은 고려시대에 시작되어, 조선시대에 제도화되고 널리 사용된 전통 복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Q2. 택견에서 철릭을 도복으로 입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택견은 단순한 무예가 아니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전통문화입니다. 철릭은 택견의 역사적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며, 품밟기·발차기 동작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또한 철릭을 입음으로써 수련자들은 단순히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전통 계승의 의미를 함께 경험할 수 있습니다.
Q3. 철릭은 현대에도 활용될 수 있나요?
네. 철릭은 택견 도복으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현대적으로 재해석되어 공연·관광·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철릭을 입고 택견을 체험하는 경우가 많으며, 일부 디자이너들은 철릭의 디자인을 현대 의상에 접목하기도 합니다. 이는 철릭이 단순한 과거의 복식이 아니라 현대적 문화 콘텐츠로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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