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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 택견의 3가지 전승 파의 특징과 그 차이점을 비교해보자!
    택견 2025. 8. 29. 23:55

    한국 전통무예 택견은 오랜 세월 동안 장터와 마을 공동체 속에서 즐겨지던 놀이이자 무예였다. 택견은 단순히 싸움에서 이기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모두 어울려 리듬에 맞춰 몸을 움직이며 경쟁과 놀이를 동시에 즐기는 독특한 문화였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와 산업화 과정을 거치며 택견은 점차 사라질 위기에 놓였고, 실제로 20세기 중반에는 명맥을 잇는 사람이 극히 드물었다. 다행히도 마지막 전수자로 알려진 송덕기 옹(1893~1987)이 생전에 자신의 제자들에게 기술과 철학을 전수하면서 택견은 다시 세상에 알려질 수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송덕기 옹의 제자들과 그 후학들이 택견을 복원하고 보급하는 과정에서 접근 방식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전통의 원형을 최대한 그대로 보존하려 했고, 또 다른 이들은 현대 스포츠 규칙을 도입하여 대중화와 체육 종목화를 꾀했다. 또 다른 일부는 학문적 연구와 해외 보급에 초점을 맞추며 독자적인 길을 걸었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현대 택견은 크게 세 가지 전승 파로 나뉘게 되었는데, 각각은 똑같이 송덕기 옹의 택견에서 뿌리를 두고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 택견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단순히 ‘한국 전통무예’라는 차원을 넘어서, 충주택견, 대한택견회 계열, 그리고 기타 독립 전승 단체라는 세 갈래 흐름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세 전승 파는 전통 보존, 스포츠화, 학문 연구라는 각기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그 차이 속에서 오히려 택견의 다채로운 가치를 엿볼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이 세 가지 전승 파가 어떤 배경에서 형성되었고,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서로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본다.

    한국 전통 무예 택견을 계승하는 3가지 파가 있다.

     

    충주택견: 전통의 원형을 계승한 문화재적 전승

    충주택견은 택견을 전통문화유산의 맥락에서 계승하고 보존하는 데 가장 충실한 계열이다. 송덕기 옹의 제자 중 한 명인 김성환 선생을 중심으로 충주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전승되었고, 이후 충주택견보존회와 한국택견연맹 등이 설립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충주택견은 1983년 국가무형문화재 제76호로 지정되었고, 2011년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충주택견의 가장 큰 특징은 놀이적 성격과 원형 보존이다. 품밟기와 발질, 곁치기, 얼렁발질 같은 전통 동작을 충실히 계승하며, 경기 방식에서도 상대를 다치게 하지 않고 흐름 속에서 겨루기를 즐기는 택견의 철학을 그대로 담아낸다. 또한 ‘겪기’ 규칙처럼 택견 고유의 경기 문화도 충실히 유지한다. 이런 점에서 충주택견은 문화재적 가치를 강조하며, 한국인의 전통 놀이와 공동체 문화를 그대로 재현하는 데 중점을 둔다. 따라서 현대 사회에서 충주택견은 단순한 무예를 넘어, 전통문화 보존과 교육적 의미를 가진 전승 파로 자리 잡고 있다.

     

    대한택견회 계열: 스포츠화를 통한 대중화 전략

    대한택견회 계열은 전통 택견을 현대 스포츠의 형태로 재구성해 대중화와 보급에 주력해온 전승 파다. 1980년대 이후 전국적으로 택견을 알리고, 더 많은 사람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제도권 체육의 틀 속에 편입시키는 것을 목표로 했다. 현재 대한택견회는 대한체육회 정가맹단체로 등록되어 있으며, 전국체전 시범 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스포츠 종목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대한택견회 계열의 특징은 규격화된 경기 규칙과 안전성이다. 현대 스포츠 무대에 맞추기 위해 심판제와 경기장 규격을 도입했고, 안전 장비 사용도 강조한다. 이는 전통 택견의 자유로운 흐름과는 차이가 있지만, 더 많은 인구가 안정적으로 택견을 수련할 수 있게 만든 장점이 있다. 또한 청소년 교육과 체육 활동에 적극적으로 활용되면서, 택견이 단순히 문화유산이 아니라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는 데 기여했다. 요약하자면 대한택견회 계열은 전통의 뿌리를 지키면서도 현대 스포츠적 요소를 가미하여, 대중성·교육성·스포츠성을 강조하는 전승 방식이다.

     

    기타 독립 전승 단체: 학문적 연구와 원형 탐구

    송덕기 옹에게서 직접 배운 제자들은 김성환 선생 외에도 여러 명이 있었다. 이들 중 일부는 대한택견회나 충주택견과는 다른 길을 걸으며, 독자적인 연구와 보존 활동을 이어갔다. 대표적으로 김재일 선생 계열 등이 있으며, 이들은 학문적 연구와 원형 복원에 더 큰 무게를 두었다. 독립 전승 단체들의 특징은 특정 지역이나 단체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보다 자유로운 해석과 학문적 탐구를 통해 택견을 계승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기술적 동작뿐 아니라 택견의 사회적 맥락, 민속학적 의미, 공동체적 가치까지 함께 연구하며, 학술대회나 출판 활동을 통해 택견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있다. 또한 일부 단체는 해외에 택견을 알리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문화 교류 차원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처럼 독립 전승 단체들은 택견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면서도, 원형 보존과 학문적 가치를 중시하는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택견의 세 전승 파의 차별성과 상호 보완 가능성

    충주택견, 대한택견회 계열, 독립 전승 단체는 모두 같은 뿌리에서 출발했지만, 발전 방향은 다르다. 충주택견이 전통 보존에 집중한다면, 대한택견회는 대중화를 위해 스포츠화에 주력하고, 독립 전승 단체는 학문적 연구와 원형 탐구에 비중을 둔다. 이러한 차이는 갈등으로 비칠 수 있지만, 오히려 서로 보완적인 관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충주택견의 전통적 가치와 원형 보존은 대한택견회가 스포츠화를 추진할 때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하는 기반이 된다. 반대로 대한택견회의 보급 활동은 충주택견이 문화재적 보존에만 머물지 않고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질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독립 전승 단체들의 학문적 연구는 두 전승 파 모두에게 객관적인 자료와 이론적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 결국 세 가지 전승 파는 각기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택견이라는 공통된 뿌리를 중심으로 서로를 보완하며 발전할 수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이러한 차이를 인정하면서, 택견 전체의 정체성을 함께 지켜나가는 협력의 틀을 마련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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